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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JOURNEY

마치 환상적인 스노볼 속에 들어온 듯, 더욱 아름답고 화려하게 물든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

코펜하겐 티볼리 가든의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 ©Mark Tanggaard/Visit Copenhagen

글뤼바인(Glühwein), 뱅쇼(Vin Chaud) 그리고 글뢰그(Gløgg). 유럽의 겨울은 두툼한 머그잔에 담긴 따뜻한 음료와 함께 시작된다. 이름은 다르지만 보통 레드 와인에 오렌지, 시나몬 스틱, 정향과 설탕 등을 넣고 끓인 이 겨울 음료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진한 향기를 뿜어낸다. 이를 따라 홀린 듯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도시의 광장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그 도시의 기억과 정서가 켜켜이 쌓인 하나의 무대다. 똑같은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서도 어떤 도시는 600년의 묵직한 역사를, 어떤 도시는 눈부신 낭만과 예술을, 또 어떤 도시는 다정한 위안을 선물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원조는 단연 독일이다. 춥고 어두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축제는 시간이 흘러 하나의 거대한 문화가 되었다. 독일의 바이나흐츠마르크트(Weihnachtsmarkt), 즉 크리스마스 마켓을 탐험하는 일은 마치 잘 보존된 중세 시대의 골목을 거닐며 장인들의 솜씨가 담긴 보석함을 열어보는 것과 같다.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가장 오랜 기록을 뽐내는 곳은 1434년에 시작된 드레스덴의 ‘슈트리첼마르크트(Striezelmarkt)’다. ‘엘베강의 피렌체’로 불릴 만큼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품은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 장이 선 구시가 광장을 둘러싼 웅장한 바로크 양식 건물들, 호두까기 인형으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피라미드’로 불리는 목재 구조물이 먼저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드레스덴을 상징하는 것은 ‘슈톨렌(Stollen)’이다. 슈거 파우더를 뒤집어쓴 투박한 빵 덩어리 뒤에는 도시의 자존심이 담긴 이야기가 숨어 있다. 과거 크리스마스 전 금식 기간에는 버터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15세기 작센 왕가는 빵의 풍미를 포기하지 않으려 수십 년간 교황에게 버터 사용을 허락해달라 청원했고, 마침내 ‘버터 서신(Butterbrief)’을 통해 허가를 받았다. 드레스덴슈톨렌보호협회(Schutzverband Dresdner Stollen e.V.)로부터 금장 마크를 받은 오리지널 슈톨렌 한 조각을 베어 무는 것은 드레스덴의 역사를 맛보는 행위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

현대적인 도심에서도, 중세 시대의 흔적을 간직한 작은 마을에서도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는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 ©Wojciech Grabowski, RoadTripBus/DZT

남쪽으로 향하면 독일 3대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인 뉘른베르크의 ‘크리스트킨들레스마르크트(Christkindlesmarkt)’를 만나게 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중세 시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붉고 흰 천으로 지붕을 덮은 목조 가판대 200여 개가 광장을 가득 메운 풍경은 성탄절 카드 속 그림 같다. 향긋한 허브로 맛을 낸 ‘뉘른베르크 소시지’의 고소한 연기와 견과류, 꿀로 빚어낸 생강빵 ‘렙쿠헨(Lebkuchen)’의 달콤한 향이 뒤섞인다. 도시의 오랜 장난감 제조 역사를 보여주는 ‘자두 인형(Zwetschgenmännle)’을 구경하는 것은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작은 의식이다.
물론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수도 베를린에는 무려 60여 개의 마켓이 열리며, 전통과 현대 그리고 다국적 문화가 역동적으로 충돌한다. 샤를로텐부르크 궁전의 고전적인 시장부터 거대한 미러볼을 단 보헤미안풍의 ‘하이사 홀츠마르크트 겨울 축제(Heissa Holzmarkt Winterfestival)’, 도발적인 이름의 디자이너 팝업 마켓인 ‘홀리 시트 쇼핑(Holy Shit Shopping)’까지 베를린은 크리스마스마저 가장 ‘베를린다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국경을 넘어 프랑스로 들어서면 공기는 한결 부드러워지고 불빛은 더 예술적으로 변한다. 파리의 크리스마스는 샹젤리제를 더욱 반짝이게 하는 황홀한 불빛과 갤러리 라파예트, 사마리텐, 프랭탕 등 세계적 백화점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쇼윈도에서 시작된다. 그 중심에는 튈르리 정원에서 열리는 대규모 마켓이 있다. 이곳은 전통적인 장터를 넘어 대형 스케이트장과 관람차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한 하나의 ‘겨울 놀이공원’이다. 추위를 녹여주는 뱅쇼 한 잔과 프랑스 각 지역 대표 먹거리를 맛보는 것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요즘 여행자들은 조금 더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찾아 남쪽으로 향한다. 마르세유, 니스 등 남프랑스에서는 평온한 지중해의 정취와 온화한 기후에 발걸음부터 한결 여유로워진다. 야자수 아래 놓인 가판대에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팬케이크 ‘소카’가 노릇하게 구워지고, 점토로 빚은 인형 ‘상통’이 구유 위에 놓인다.

파리 백화점과 릴의 회전목마

(위쪽) 파리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꾸미는 전통은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이제 전 세계에서 ‘올해의 쇼윈도’를 보기 위해 모여들 정도로 파리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문화유산이 됐다. ©Paris Je T’aime
(아래쪽) ‘이데알 슈니 1922(Idéal Chenille 1922)’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00년이 넘은 회전목마는 릴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상징하는 놀거리다. ©Emma Ezzeddine

프랑스 북부 도시 릴(Lille)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목적지다. 벨기에 국경 너머 스며든 플랑드르 문화의 숨결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리우르 광장(Place Rihour)을 감싼 붉은 벽돌과 계단식 지붕의 건축물 사이로 90여 개의 ‘샬레’가 아늑하게 자리한다. 근처의 그랑 플라스(Grand Place)에서는 50m 높이의 대관람차가 시장 전체를 환상적인 빛으로 물들인다. 한편, 릴 근교 루베(Roubaix)에서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라 피신 박물관(La Piscine Museum) 앞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현지 공예품은 물론, 재활용 제품과 업사이클 창작물을 선보이며 윤리적인 소비를 제안한다.
덴마크의 크리스마스는 그 온도가 사뭇 다르다. 덴마크 하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단어 ‘휘게(Hygge)’는 ‘아늑하고 편안한 상태’를 의미하는 덴마크 고유의 삶의 철학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휘게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그 정점은 단연 티볼리 가든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 중 하나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수천 개의 조명이 빛을 밝히며 동화 속 겨울 왕국으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반짝이는 호수와 눈 덮인 나무들 사이를 천천히 거닐다 보면 전통 공예품은 물론 북유럽 유명 디자이너 및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는 수준 높은 상점, 덴마크 가정식 식당부터 선술집까지 따스하고 안락한 공간들을 만나게 된다. 곳곳마다 피워놓은 모닥불 앞에서 견과류와 건포도를 넣어 마시는 글뢰그, 잼을 곁들여 먹는 둥근 팬케이크인 ‘에블레스키버(Æbleskiver)’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티볼리 공원을 충분히 즐긴 후 스트뢰에(Strøget) 거리로 향해 로얄코펜하겐의 빈티지 플레이트나 노만 코펜하겐에서 감각적인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를 고르는 것은 코펜하겐의 겨울을 만끽하는 또 다른 특권이다.

덴마크와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장식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덴마크를 상징하는 색깔을 지닌 크리스마스 장식.
겨울밤을 환하게 밝혀줄 소품이 인기가 높다.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화려한 조명과 놀이동산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놀거리로 가득하다.
마켓의 풍경도, 판매하는 물건들도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코펜하겐.

도시의 마켓을 둘러보는 것도 훌륭하지만, 여정 자체가 하나의 낭만적인 축제가 되는 경험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출발하는 야간열차 ‘에스프레소 모나코: 크리스마스 에디션(Espresso Monaco: Christmas Markets Edition)’이 그 대표적인 예다. 로마에서 출발해 알프스의 설경을 가로질러 뮌헨의 크리스마스 마켓까지 향하며,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아늑한 침대칸에서 잠이 들고 기차 식당칸에서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를 즐길 수 있다니, 환상 속 이야기가 현실로 이루어진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사람들의 마음을, 발길을 이끄는 이유는 일 년 중 가장 춥고 어두운 계절에 가장 환한 불빛과 온기를 나누기 때문이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문득 코끝을 스치는 계피 향이나 밤공기 속 유난히 반짝이는 불빛을 마주하는 순간, 다시 그 광장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게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그렇게 가장 따뜻하고 빛나는, 잊히지 않는 풍경이 된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 전경.

거리에서 캐럴이 들리기 시작하면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특별하게 보낼지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거리에 쌓인 흰 눈과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도시를 온통 동화처럼 만드는 겨울,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특별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첫해 24만 명, 지난해 40만 명이 방문한 크리스마스 마켓은 올해는 770평 규모로 확장해 한층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025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11월 20일(목)부터 내년 1월 4일(일)까지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잔디광장)에서 동화 같은 겨울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거대한 트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하트 점등식과 펄펄 내리는 눈이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하트 라이트 쇼’와 낭만적인 ‘스노우 샤워’는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바로 옆에는 마치 작고 예쁜 스노볼 속에 들어온 듯 아름답게 돌아가는 회전목마 ‘메리 고 라운드’가 있다. 지난번보다 한층 커진 2층 규모로 마켓 입장 고객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으니, 천천히 돌아가는 목마 위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메리 고 라운드

지난해보다 한층 커진 2층 규모의 회전목마 ‘메리 고 라운드’.

한편 크리스마스 하면 선물을 빼놓을 수 없다. 산타클로스처럼 소중한 누군가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면 스페셜 부스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올리브영 딜라이트 프로젝트’ 베이크하우스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 한정 스페셜 기프트 세트를 판매한다. ‘딜라이트 프로젝트’는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을 제안하는 ‘올리브영’의 스낵 브랜드로, 이번 마켓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 패키지에 담긴 초콜릿 스낵, 쉐이크 패키지 제품을 선보인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 X 팻위치’에서 준비한 시그니처 초코 퐁듀 스틱도 놓쳐선 안 되는 즐길 거리 중 하나다. 현장에서 직접 시그니처 초코 퐁듀 스틱을 만들어주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마켓을 위해 성수동 인기 팝업 ‘가나 초콜릿 하우스’와 뉴욕 첼시 마켓 NO.1 브라우니 ‘팻위치’가 협업해 크리스마스 스페셜 초콜릿 디저트 카페를 열었다. 부드럽고 진한 ‘가나’ 초콜릿 한정판 메뉴는 한겨울 매서운 바람도 이길 수 있는 따뜻하고 달콤한 위로를 전한다.

프라이빗 라운지 내외부

(왼쪽) ‘프라이빗 라운지’ 내부
(오른쪽) 외부 전경.

만약 독립된 공간에서 지인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프라이빗 라운지’를 추천한다. 4인이 70분간 이용할 수 있는 룸을 예약하면 패스트 패스 4매와 ‘모엣 샹동’ EOY 샴페인 1병, ‘애니브’ 홀케이크를 제공하니 나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보는 것도 좋겠다. 일반 입장권은 오후 4시 이전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오후 4시부터 9시 30분까지 출입이 가능한 유료 입장권(5000원)은 사진 인화 교환권 1매가 포함된다. 프라이빗 라운지 이용권 16만~20만 원은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이번 롯데타운 크리스마켓 입장료 수익의 일부는 송파구청의 후원 사업에 쓰인다고 하니, 오감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프라이빗 라운지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프라이빗 라운지’ 내부. ‘모엣 샹동’ EOY 샴페인 1병, ‘애니브’ 홀케이크를 제공한다.

WRITER
서다희(칼럼니스트)
EDITOR
김지선, 백가경
PHOTOGRAPHER
이현석
PHOTO
독일관광청, 덴마크관광청, 프랑스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