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DESSERT DAZE

멍하니 빠져드는 아름답고 수려한 디저트의 무릉도원에서.

OPS, PATISSERIE KIM YOUNG MO, GODIVA

1 OPS 입안 가득 퍼지는 크림과 톡톡 튀는 라스베리의 식감이 인상적인 옵스의 타르트 시부스트, 아몬드 크림의 고소한 맛이 일품인 타르트와 상큼한 라스베리 무스가 조화로운 마리 루이스 각각 6천원대.
2 PATISSERIE KIM YOUNG MO 고소한 아몬드 케이크 위에 각각 호두, 체리, 살구, 푸룬 등을 올린 김영모 과자점의 프랑스식 구움과자 세트 뿌띠푸르(20ea) 5만2천원.
3 GODIVA 고디바 최초의 초콜릿부터 아시아 첫 상륙을 기념하는 초콜릿까지 가장 상징적인 제품을 엄선한 레전데어트뤼프 컬렉션(9ea) 5만7천원.

ANNIV

ANNIV 연둣빛의 피스타치오 무스에 두 종류의 베리를 더한 애니브의 베리베리 피스타 9천원대, 헤이즐넛 프랄린과 캐러멜 몽떼가 어우러진 도즈 쟌 9천원대, 감미롭고 달콤한 얼그레이 크림과 소프트 비스킷이 어우러진 얼 9천원대.

HONEYBEE SEOUL

HONEYBEE SEOUL 폭신한 아몬드 스펀지 위에 청사과 시럽을 촉촉하게 바르고 둘세 크레뮤와 사과 겔, 사과 유자 휘핑 가나슈로 채운 허니비 서울의 애플 유자 후르츠 바스켓 각각 1만3천원.

TEDDY BEURRE HOUSE

(위부터) TEDDY BEURRE HOUSE 말차 크림이 풍성하게 들어간 테디뵈르하우스의 말차 크루아상 7천원대. MAMAN GATEAU 교토 우지산 말차로 담백하게 완성한 마망갸또의 말차 캐러멜 롤케이크 3만5천원. MYOSA SEOUL 말차와 크림치즈의 풍미가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묘사서울의 말차 몽테 치즈 케이크(1pc) 1만원대.

SONA

SONA 설탕 공예로 제작한 슈가볼 안에 라벤더 향을 입힌 샴페인 폼과 블루베리, 제철 과일을 담은 소나의 시그너처 디저트 블루베리-라벤더 샴페인 슈가볼 2만4천원.

달콤한 여정
디저트 코스에는 기승전결이 담겨 있다. 계절의 감각과 셰프의 경험이 어우러진 디저트 코스 다이닝.

10월 19일

(왼쪽부터) 제철 과일과 채소로 구성한 리마인드 코스. 온기 가득한 ‘10월 19일’.

10월 19일
박지현, 윤송이 셰프의 결혼기념일에서 비롯된 ‘10월 19일’이라는 이름처럼 사랑의 기억을 맛으로 전하는 곳이다. 외식업계에서 10년 넘게 경력을 쌓은 두 셰프는 간단한 식사로도 즐길 수 있는 세이버리 디저트(Savory Dessert)를 선보이고자 2017년 대구에서 첫 문을 열었고, 지금은 선정릉공원 앞에서 계절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달콤하기만 한 디저트를 넘어 제철의 맛과 감각을 오롯이 담아 완성도 높은 디저트를 만들고 있다. 이번 시즌의 ‘리마인드 코스’는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시그너처 메뉴를 엄선해 제철 과일과 채소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무화과와 청귤, 루콜라와 스트라치아텔라, 그리고 사과와 밤 크림까지. 또한 디저트와 어우러지는 시즌별 소다 음료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단순한 디저트 코스가 아닌 한 계절을 온전히 담은 맛이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ADD.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77길 43

제이엘 디저트바

(왼쪽부터) 크라나칸과 피스타치오 타르트&이스파한 소르베. 디저트 카페와 바가 결합된 ‘제이엘 디저트바’.

제이엘 디저트바
한남동의 한적한 골목, ‘제이엘 디저트바’의 문을 열면 셰프 저스틴 리의 디저트 미학을 만날 수 있다. 뉴질랜드의 파인다이닝 ‘클루니’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미식의 구조와 자신의 감각을 결합해 정교하면서도 감성적인 디저트를 선보인다. 타르트, 젤라토, 마카롱 등으로 구성된 메뉴는 클래식 코스와 시즌 코스로 나뉘며, 최고급 초콜릿과 제철 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맛을 풀어낸다. 이곳의 디저트는 아름다운 비주얼에 머물지 않는다. 산딸기와 오트밀, 위스키, 초콜릿이 어우러진 ‘크라나칸’, 바닐라 크림을 얹은 피스타치오 타르트와 이스파한 소르베 등의 다양한 메뉴는 온도와 질감, 향의 레이어를 세밀하게 조율한 결과물이다. 커피와 티는 물론 칵테일, 와인, 샴페인과 함께 디저트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다.
ADD.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31길 7-2

앨리스 프로젝트

(왼쪽부터) 인도네시아 여행의 기억을 담은 코스. 재료 본연의 풍미가 담긴 디저트를 선보이는 ‘앨리스 프로젝트’ 내부 모습.

앨리스 프로젝트
양재천 옆 활기찬 거리에 자리한 ‘앨리스 프로젝트’. 셰프 앨리스가 세계 곳곳에서 쌓은 경험을 디저트 한 접시로 풀어내는 감각적인 공간이다. 두바이의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호주의 파인다이닝 ‘키’와 ‘베네롱’에서 경력을 쌓은 그녀는 여행의 기억과 감정을 섬세한 플레이팅으로 재현해낸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디저트 코스는 인도네시아 여행에서 마주한 맛과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다. 바나나 아이스크림과 바삭한 튀일에 새콤한 발사믹 글레이즈를 더한 ‘삐쌍 고렝’, 인도네시아 팬케이크를 응용해 카다멈 향과 치즈의 풍미를 더한 ‘마르따박 마니스’ 등 이국적인 향과 달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여정을 완성한다. 여기에 페어링 옵션을 더해 코스마다 어울리는 음료와 함께 보다 깊고 풍부한 디저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ADD.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 107-4

할머니의 레시피
고조할머니의 조리서를 매개로 한식 디저트의 세계를 탐구하는 1913청주부엌 강신혜 대표의 이야기.

화병

<반찬등속>에도 나오는 화병은 오직 1913청주부엌에서만 맛볼 수 있다. 달걀지단과 실고추를 더해 완성한 인절미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강씨 문중의 며느리 밀양 손씨가 기록하고 손자 강규형이 엮은 〈반찬등속〉은 1913년에 편찬된 고조리서로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국립청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김치와 짠지, 떡, 한과, 술 등 47종류의 음식 조리법뿐 아니라 집과 가구, 의복의 명칭, 사자성어 등 생활 전반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 당시 청주 지역의 음식 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문헌이다. 이 문헌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밀양 손씨의 4대손인 강신혜의 저서 <반찬등속, 할머니 말씀대로 한과 하는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오랜 세월 잡지 편집장으로 일했던 그는 무엇이든 <반찬등속>과 관련된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고조할머니의 기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좋은 베이킹 북은 많지만 한과를 만드는 법을 세심히 알려주는 책은 드문 것이 아쉬웠기에 한과 책을 쓰면서 <반찬등속>과 다른 고조리서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그리고 1970~1980년대 요리책까지 섭렵하며 한과의 변천사를 추적했고, 현대에 맞는 구체적인 조리법을 정립했다. 그의 안내에 따라 강정이나 주악, 정과, 다식 등 오랜 세월을 건너온 한과를 살피다 보면 조상의 손끝에서 이어져온 일상의 예술을 우리 집 주방에서 직접 구현해보고 싶다는 야심까지 든다.
얼마 전 그는 청주에 전통 음식 연구소 겸 한식 디저트 카페 1913청주부엌(이하 청주부엌)을 열었다. 책으로 하는 공부를 넘어서 본인의 손으로 직접 만든 한과와 떡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오픈한 공간에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집간장으로 만든 두텁떡, 달걀지단으로 고물을 붙인 화병 등 의미와 맛을 갖춘 시그너처 메뉴와 계절의 흐름에 맞는 시즌 메뉴를 선보인다. 햇과일로 떡이나 과편을 만들어 계절을 즐기던 조상들의 생활력과 낭만을 계승하며, 계절에 따라 살구설기와 살구과편, 대추고가 듬뿍 들어간 약편, 향긋한 국화 향을 즐길 수 있는 국화전 등을 낸다. 떡과 한과야말로 커피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주방과 분리된 커피 바를 마련했다. 커피 이외에도 오미자화채와 수정과, 식혜 등의 전통 음료, 그리고 강신혜 대표가 우려 주는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의 향긋한 차가 준비되어 있어서 다양한 마리아주를 즐길 수 있다. 공간은 청주 출신 화가 윤형근 화백의 색에서 영감을 받았고, 이 모든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해져온 부엌을 중심에 두었다. 따뜻한 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안마당에 찾아온 고양이와 눈인사를 나누며 정갈하게 담긴 떡과 차를 즐기다 보면 오래된 주방의 이야기가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온다.

1913청주부엌

(위쪽) 1913청주부엌에서는 르코르동블루 티 스페셜리스트 과정을 수료하고 티 전문가에게 별도로 다미 기술 과정을 공부한 강신혜 대표가 직접 우려 주는 차를 마실 수 있다.
(아래왼쪽) 바 형태의 부엌 공간에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마솥과 가족들이 소장하고 있던 공예품이 놓였다.
(아래오른쪽)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반찬등속> 영인본과 강신혜 대표의 저서 <반찬등속, 할머니 말씀대로 한과 하는 이야기>.

고조할머니가 남긴 <반찬등속>을 연구하며 후손으로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 사실 처음엔 요리법도 생소하고 설명도 불친절해서 낯설었어요. 공부하면 할수록 책이 단순히 음식 만드는 법을 담은 조리서가 아니라 삶의 기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책 속에 조리법만 있는 게 아니라 편지나 집안살림의 말들이 다 들어 있거든요. 고조리서를 읽으면 옛사람들은 온종일 먹는 일을 생각하며 살았겠구나 싶어요. 무엇을 먹을까, 어떻게 보존할까, 어떻게 나눠 먹을까를 생각하는 게 그들의 하루였을 거예요. 끼니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요리책이 아니라 생존의 기록을 읽는 느낌이 들어요.
<반찬등속>에는 김치, 떡, 술 등 다양한 전통 음식이 담겨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식 디저트의 영역인 떡이나 한과는 생존 이상의 낭만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떡이나 한과는 생존을 위한 음식인 동시에 계절을 즐기는 방식이었어요. 예를 들어 쑥이 나는 계절에는 쑥떡을 하고, 진달래가 피면 진달래전을 부치고, 복숭아가 나오면 복숭아과편을 만들며 자연의 순환을 받아들이는 거죠. 어떤 떡은 쌀을 빻고 남은 찌꺼기나 보릿겨, 밀기울 같은 걸로 만들었어요. 부족한 재료를 메우고 먹을 양을 늘리려는 방식이었죠. 과거에 충청도에는 해장떡이 있었다고 해요.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가는 일꾼들이 먹던 떡이에요. 북쪽에는 언감자송편도 있어요. 언 감자를 갈아서 녹말을 내려 만든 송편이죠. 그런 삶의 지혜를 보면 감탄스러워요.
청주부엌에서도 계절에 맞는 메뉴를 내는데, 최근에 선보인 계절 메뉴는 무엇인가요? 9월엔 율피송편을 비롯해서 송편을 세 종류로 만들었어요. 율피송편은 밤 속껍질을 삶은 물에 멥쌀가루를 익반죽하고 밤을 통으로 넣어서 빚어요. <반찬등속>의 송편은 팥과 대추, 곶감을 소로 넣는 것이 특징이고 마지막에 손가락 자국을 꾹 내야 해요. 손가락 자국을 낼 때마다 돌아가신 작은아버지 생각이 나요. 집안에서 유일하게 여자 가족들과 송편을 만든 남자 어른이었는데, 가장 빠르고 예쁘게 만드셨어요. 작은아버지의 송편이 <반찬등속>의 설명 대로 손가락 자국이 난 작은 송편이었어요. 우리가 어렸을 땐 온 가족이 모여서 송편을 빚었지만, 요즘에는 온전히 손으로 빚는 손송편이 드물어서 아쉬워요. 10월엔 국화전과 국화차를 준비하고 있어요. 국화전은 진달래전처럼 찹쌀 반죽 위에 국화꽃잎을 얹어서 부치는 음식이에요. 이처럼 잊혀져가는 한식 디저트를 청주부엌에서 다시 선보이고 싶어요.

도라지정과, 화채, 밀향 우롱, 두텁떡

(왼쪽부터 시계방향) 부드럽고 쫀득한 맛이 일품인 도라지정과. 오미자를 하룻밤 우려 맛을 낸 음료에 배를 넣어 만든 화채. 구수하고 단맛을 지닌 대만 청차 밀향 우롱. 호두와 대추, 밤, 잣 등 다양한 소가 들어간 담백한 두텁떡.

책 속에서 한과를 공부할수록 ‘전통이란 무엇이며 어디까지 전통인 것일까’라는 질문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고조리서를 읽으면서 느낀 건, 우리 역사가 생각보다 역동적이라는 거예요. 음식의 변화 속도가 엄청 빠르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옛것을 그대로 구현하는 게 전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달라졌어요. 전통은 그 시대의 삶과 기술이 자연스럽게 담긴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요즘에는 백설기를 만들 때 우유를 넣기도 해요. 그렇다고 그것이 떡이 아닌 것은 아니죠. 과일의 품종도, 밀가루도, 꿀의 질감도 달라졌잖아요. 무엇보다 사람들의 입맛이 달라졌고요. 음식은 사람의 삶을 따라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과는 무엇인가요? 엿강정, 그중에서도 잣박산이에요. 역사와 전통을 지닌 비싼 녀석인데, 잣박산은 많이 먹을 수 없어요. 한 개를 먹을 때 가장 맛있고 이렇게 호화스럽게 살아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 두 개째 먹으면 느끼해지거든요.
할머니의 레시피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내 한과’ ‘내 떡’이라는 생각이 드는 음식이 있나요? 한과는 아직 ‘내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메뉴를 못 찾았어요. 단순히 맛있게 만드는 것과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다른 문제니까요. 청주부엌에서 선보이는 떡 메뉴 중에서 화병은 제 방식대로 완성했다고 할 수 있어요. 상시 메뉴로 내는 두텁떡은 할머니와 엄마의 간장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특별해요. 엄마와 10년 넘게 할머니 때부터 이어온 씨간장으로 간장을 같이 담갔거든요. 그래서 두텁떡을 만들 때마다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청주부엌을 열며 두텁떡을 만드느라 소중한 간장을 소모품처럼 쓰니까 사실 좀 아깝기도 해요. 그런데 매일 쓰이면서 이어지는 게 전통의 의미인 것 같기도 해요.

강신혜

오랜 기간 잡지 편집장으로 일했던 강신혜는 고조할머니가 남긴 조리서 <반찬등속>을 계승하며 전통 음식을 복원하고 현대화하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반찬등속, 할머니 말씀대로 김치 하는 이야기>와 <반찬등속, 할머니 말씀대로 한과 하는 이야기>가 있다. 2025년 청주 지역의 전통 음식과 한식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는 1913청주부엌을 오픈했다.

한과와 떡 이외에 음료 메뉴도 중요한 한 축인데 어떻게 구성했나요? <반찬등속>에 식혜와 수정과가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레 메뉴에 넣었는데, 과거의 조리법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요. 과거의 수정과는 꿀물에 곶감을 담가놓는 방식이에요. 이후 시대가 변하면서 계피나 생강이 들어가게 된 것이죠. 또한 오미자는 우리 나라 전통 음료의 기본이 되는 재료예요. 그래서 식혜, 수정과, 오미자를 중심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한과와 커피의 조합도 좋다고 생각해요. 〈반찬등속〉이 만들어진 1913년은 외세의 영향이 강하고 문화가 급격히 변화하던 시기였죠. 당시에도 ‘양탕국’이라 불리는 커피가 있었기에 커피와 다양한 차도 추가했어요.
앞으로 이 공간에서 어떤 일들을 이어나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청주부엌은 〈반찬등속〉 연구소이자 보존회 성격을 갖고 있어서 책에 나오는 레시피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소개할 예정이에요. 또한 충청도와 청주 지역 레시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려고 해요.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사라질 조리법이 너무 많더라고요. 인터넷에 떠도는 대부분의 상업적 레시피는 자극적이잖아요. 하지만 실제로 접한 할머니들의 조리법은 재료도 간단하고, 양념도 최소한으로 쓰는데 깊은 맛이 나요. 그런 방식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요.

윤형근 화백의 색을 참조한 공간

윤형근 화백의 색을 참조한 공간에 옻칠한 한지를 더해 한국적인 느낌을 살렸다.

오늘의 한과
전통을 계승하고 변주하는 한과의 세계.

SAENGGWABANG, 1994 SEOUL

(왼쪽) SAENGGWABANG 전통 약과에 누룽지와 화이트 초콜릿을 더해 완성한 생과방의 바닐라 누룽지 약과.
(오른쪽) 1994 SEOUL 고소한 메밀 과자에 찹쌀을 찌고 말려 빻아 만든 세반을 묻혀 막대 모양으로 완성한 요화과. 전통 한과인 요화과는 반죽을 여귀꽃 모양으로 빚어 튀긴 뒤 꿀을 바르고 튀밥을 입혀 만든다.

ARARI BUKCHON, EEDOGA

(왼쪽) ARARI BUKCHON 재료를 익혀 으깬 뒤 설탕이나 꿀에 조려 다시 모양을 빚어내는 전통 한과 ‘란(卵)’에서 영감을 받은 아라리 북촌의 홍시 수정과. 동그란 알 모양의 란에 홍시의 달콤한 맛을 담아냈다. 달항아리를 식기로 변주한 월백 배형 볼은 광주요.
(오른쪽) EEDOGA 과일이나 식물 뿌리, 줄기 등을 데친 뒤 꿀 또는 조청, 설탕으로 오랫동안 조려내는 정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레드 와인과 당을 넣고 졸인 뒤 자연 바람에 여러 차례 말려 쫄깃한 식감을 살린 이도가의 무화과 정과.

1994 SEOUL, YEONGYEONGDANG

(왼쪽) 1994 SEOUL 튀긴 밤으로 만들어 달콤하고 바삭하게 즐길 수 있는 1994 서울의 밤강정.
(오른쪽) YEONGYEONGDANG 상주 곶감에 견과류 강정, 대추, 유자청, 호박씨, 가평 잣을 가득 넣은 연경당의 곶감 단지.

1994 SEOUL, YEONGWAJEOM HARU

(왼쪽) 1994 SEOUL 매작과는 밀가루에 꿀과 기름을 넣고 반죽해서 기름에 튀겨낸 유밀과 종류 중 하나다. 1994 서울의 매작과는 반죽에 생강즙을 넣어서 특유의 은은한 생강 향이 입안을 감싼다.
(오른쪽) YEONGWAJEOM HARU 제철 특산물과 얼그레이, 초콜릿 등의 이색적인 재료를 더해 새로운 맛을 낸 연과점 하루의 연과. 18세기 조선 문헌에도 기록된 연과는 이름 그대로 ‘부드러운 전통 과자’다.

EDITOR
백가경, 박경미, 김지선, 강슬비
PHOTOGRAPHER
이현석, 이예린, 이현실, 이우정, 이현석
FOOD STYLIST
김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