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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ART
새로운 영감을 안겨주는 예술 작품 속으로.
Hirosaki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22
소리가 전하는 감각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사운드 아티스트 료지 이케다(Ryoji Ikeda)의 전시가 펼쳐진다. 사운드와 오디오, 비주얼 아트의 선구자인 료지 이케다는 데이터를 단순한 정보가 아닌, 감각을 일깨우는 미학적 재료로 다뤄왔다. 1990년대부터 전자음악과 데이터에 대한 실험을 이어온 이케다는 소리와 빛, 수학적 구조와 데이터의 반복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탐구한다. 2015년 ACC 개관 당시에도 인상적인 개관전을 선보인 이케다는 이번 전시에서 더욱 정교해진 감각의 실험을 선보인다.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 전경.
오토니엘과 함께하는 아비뇽 여행
유서 깊은 도시, 프랑스 아비뇽 곳곳에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아름다운 작품이 자리 잡았다. 아비뇽의 유럽 문화 수도 선정 25주년,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Othoniel Cosmos or the Ghosts of Love)>은 무려 2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아비뇽의 역사적 명소에서 오토니엘의 조형 세계를 펼쳐 보이는 대형 프로젝트다. 오토니엘의 예술 세계를 따라 아비뇽 교황청, 아비뇽 다리, 프티 팔레 루브르 박물관, 생 클레르 예배당, 아비뇽 교황청 광장 등을 이동하며 아비뇽의 역사적인 장소들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는 기회다.
이불, ‘벙커(M. 바흐친)’, 2007/2012
이불이 직조한 세계
9월 4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이불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총망라한 전시 <이불: 1998년 이후>에서는 ‘사이보그’ ‘아나그램’ 등의 대표적 초기작과 2005년부터 전개된 건축적 조각 설치 연작인 ‘몽그랑레시’의 주요작을 포함한 15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개인과 집단의 기억, 역사적 서사, 다양한 사회, 문화적 레퍼런스를 정교하게 직조한 이번 전시를 통해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불 작가의 예술 세계를 경험해보자.
(왼쪽) Courtesy of Fisher (오른쪽) Courtesy of Kimsooja Studio
빛나는 여성들
문학과 미술의 언어로 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성취를 거둔 두 예술가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죽음과 애도, 여성의 몸을 주제로 독자적인 시적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 김혜순이 시집 <죽음의 자서전>의 독일어 번역본으로 ‘세계 문화의 집(HKW)’이 수여하는 2025년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작품을 독일어로 번역한 이자벨라 칼터(Isabelle Kalter)와의 공동 수상으로 언어의 경계를 넘은 협업의 의미를 더한다. ‘보따리’의 예술가 김수자는 최근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오피시에(Officier)를 수훈했다. 정체성, 경계, 기억, 이주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김수자의 작품은 세계 미술계에 뚜렷한 미학적 자취를 남기고 있다.
안토니 곰리, ‘SWERVE Ⅳ’, 2024
안토니 곰리의 계절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올가을은 그의 작품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화이트 큐브 서울은 타데우스 로팍 서울과 함께 곰리의 개인전 <불가분적 관계>를 공동 기획했다.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는 9월 2일부터 10월 18일까지 ‘벙커(Bunker)’ ‘비머(Beamer)’ 시리즈의 주요 조각 6점을 소개하며,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는 11월 8일까지 ‘오픈 블록워크(Open Blockworks)’ 시리즈의 주요 조각 9점과 다수의 드로잉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뮤지엄 산은 안토니 곰리와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공동 설계한 공간 ‘그라운드’ 오픈을 기념해 국내 최대의 개인전 <드로잉 온 스페이스>를 11월 30일까지 연다. 관람자를 고요한 사색과 명상으로 이끄는 곰리의 작품과 함께 가을을 건너보면 어떨까.
EDITOR
김지선, 백가경
COURTESY 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