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THE TWEED LEGACY
1925년에 코코 샤넬이 최초로 선보인 트위드 재킷은 한 세기를 거쳐 아이코닉한 아이템이 되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가 트위드 재킷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 1960년대 샤넬 패션쇼에서 선보인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
(오른쪽) 2025 F/W 샤넬 레디투웨어의 트위드 재킷과 쇼츠.
스코틀랜드 야생에서 파리의 살롱까지
다양한 씨실과 최대 12개의 날실이 빚어내는 독특한 질감, 편안한 박스형 카디건 디자인, 그리고 샤넬의 상징인 밀 이삭, 더블 C 로고, 사자 머리, 카멜리아 등이 새겨진 보석 단추까지 샤넬 트위드 재킷은 명실상부한 클래식이다. 입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다채롭게 변모하는 매력도 지녔다. 모델 케이트 모스는 트위드 재킷에 빈티지 데님을 입고 클럽을 드나들었고, 키이라 나이틀리는 2013년 결혼식에서 웨딩드레스 위에 아이보리 트위드 재킷을 걸쳤다. 휴가지에서는 스웨터처럼 편안하게 입을 수도 있다. 비행기를 탈 때 샤넬 트위드에 트랙 팬츠를 매치한 리하나처럼.
2025 F/W Chanel ready to wear
트위드 재킷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코코 샤넬은 연인인 웨스트민스터 공작의 스코틀랜드 저택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낚시나 사냥을 갈 때 입는 남성용 스포츠 재킷을 즐겨 빌려 입었다. 이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농부들이 내구성과 보온성을 위해 애용한 거친 능직물, 즉 트위드로 만들어졌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25년에 파리에서 트위드 정장을 선보이며 새로운 여성복 스타일을 제시했다. 단, 코코 샤넬은 무겁고 거친 트위드 소재를 가볍고 부드럽게 주문해 사용했다. “스코틀랜드인들에게 더 가벼운 트위드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 것은 나다”라는 코코 샤넬의 말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2024-2025 Chanel MÉtiers D’art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매장을 닫고 1944년 스위스로 망명한 샤넬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호텔 엘리베이터 보이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어, 1954년에 새로운 트위드 재킷을 선보였다. 당시의 디자인이 현재까지 선보이고 있는 트위드 재킷의 원형에 가장 가깝다. ‘옷의 우아함은 자유로운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믿었던 코코 샤넬은 깃과 심지, 어깨 패드, 가슴 다트를 없애고 세로 패널을 더해 착용감을 높였으며, 소매는 피팅 모델이 팔짱을 낀 상태에서 치수를 재어 자유로운 움직임을 확보했다. 새로운 트위드 재킷은 파리 캉봉 거리 31번지 샤넬 하우스 본사의 재개관과 동시에 공개됐다. 당시 71세의 샤넬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입에 담배를 문 채 기자들에게 자신의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용 트위드 재킷은 여전히 낯선 것이었다. 일부 보수적인 프랑스 언론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언론과 앞선 감각을 지닌 여성 리더들은 환호했다. 재클린 케네디, 리 밀러, 브리지트 바르도, 로미 슈나이더 등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들이 샤넬 트위드를 입고, 코코 샤넬의 어록처럼 ‘대체 불가능하려면 항상 달라야 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2025-2026 F/W Chanel Haute Couture
트위드 재킷이 등장한 지 1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샤넬은 2024년 12월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된 마티유 블라지와 함께 2026 S/S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코닉한 샤넬 트위드 재킷은 클래식한 원형에 보다 가까워질까? 아니면 보다 모던한 감각으로 새롭게 탄생할까?
WRITER
명수진(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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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 Launchmetrics/spotlight, COURTESY OF CHA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