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ART IS HAPPENING

아트 페어는 도시를 새롭게 경험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서울이 아시아의 예술적 거점으로 떠오른 시기는 정확히 프리즈 서울이 개최된 시기와 맞물린다. 이제 9월이면 자연스레 서울에서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을 필두로 펼쳐지는 셀 수 없이 많은 전시와 아트 이벤트로 스케줄러는 빼곡해지고, 이를 핑계로 그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수다스러운 시간을 보내고자 의지를 다지며,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예술 공간을 새삼스레 탐험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점점 더 확장하는 아트 페어는 단순히 미술품을 거래하는 장이 아니라 미식, 건축, 음악 등을 포함해 한 도시를 종합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지역민은 물론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 역시 아트 페어를 계기로 도시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 패트릭 리(Patrick Lee)는 프리즈 서울의 역할은 ‘플랫폼’이라고 반복해서 말해왔다. “우리는 ‘프리즈 아트 페어’와 함께 ‘프리즈 위크’라는 용어를 씁니다. 이 시기에 한국의 많은 갤러리와 미술관이 빛나고, 프리즈 서울을 찾는 해외 컬렉터와 일반 관람객들이 이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죠. 프리즈 서울이 이 시대의 예술을 담는 ‘스냅샷’이 되었으면 해요. 지금 존재하는 예술을 누구나 볼 수 있는 한 장의 사진, 하나의 장면으로 포착하기 바랍니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프리즈 서울에는 110곳 이상의 세계 유수 갤러리가 참가한다. 프리즈 측에서는 이번 페어에서 특히 아시아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조명되어야 마땅한 여성들의 힘 있는 작품들을 찾아보며 복잡한 페어장에서 자신만의 맥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기반의 신진 갤러리 10곳이 선보이는 솔로 아티스트 프레젠테이션인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는 프리즈 서울의 지정학적 특성을 반영하는 섹션이다. 근대미술, 고지도, 고서 등 아름답고 진귀한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섹션은 프리즈 아트 페어에서만 즐길 수 있는 귀한 경험이다. 올해 처음으로 퍼포먼스 기반의 예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프리즈 라이브(Frieze Live) 프로그램도 마련되었다. 또한 프리즈 위크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의 주요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 밤늦게까지 펼쳐지는 나이트 행사다. 9월 3일 화요일에는 한남 나이트, 9월 4일 수요일에는 삼청 나이트, 9월 5일 목요일에는 청담 나이트가 열린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서울 곳곳에서 펼쳐지는 예술적 장면 속에서 다이내믹한 미술 생태계를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감각하는 힘
프리즈 서울 2024에서 주목한 이름,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인 최고은의 글로리아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로 2회 차를 맞는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는 두 번째 주인공으로 최고은 작가를 호명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 필수품인 가전, 가구, 파이프 등을 재료로 작업하는 그녀의 설치 작품들은 분명하고 확실한 형태에 가려져 있던 존재와 시스템의 미묘한 힘을 포착한다. 2016년 김종영미술관에서의 첫 개인전 <토르소>를 시작으로 아트선재센터, 아마도예술공간, 북서울미술관 등 다양한 전시에서 주목받지 못한 사물을 활용해 묵묵히 작업 세계를 넓혀오던 최고은 작가는 프리즈 수상을 통해 더 환하고 밝은 곳으로 나아간다.
최고은의 작업은 재료를 선택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 제품을 보면 품번이 떠오를 정도예요.” 군더더기 없는 작업실 한가운데 앉은 작가는 프리즈 서울에 전시될 ‘화이트 홈 월’의 재료를 보며 말했다. 천장고가 높은 작업실의 큰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텅 빈 공간에 한때 누군가의 집에서 열렬히 제 몫을 다했던 가전이 곱게 옷을 벗어둔 듯 외피만 가지런히 늘어서 있다. “생활가전은 주변에 당연히 있는, 거의 환경에 가까운 형태로 존재하잖아요. 그런데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설계되고 그 선 안에서 미세하게 변주를 줘야 하죠. 공간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물건보다는 서사를 상상하게 하는 재료에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작가는 그렇게 발견한 사물의 이야기를 펼쳐내기보다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작업 방식을 택한다.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노출하는 대신 정보와 기능을 벗겨내고 이들이 군집을 이룰 때 드러나는 반복이나 추상적인 리듬을 보여주는 것. 작품은 얼핏 간결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지난한 작업 과정이 숨어 있다. 500원을 주고 에어컨 커버를 사서 작업실에 오면 휘발유를 뿌린 욕조에 서너 시간 담가 놓는다.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가전에 붙여둔 스펀지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접착제는 벗겨지되 칠은 벗겨지지 않을 만큼 불린 다음 스펀지를 열심히 긁어낸 뒤 또 깨끗하게 닦아낸다. 그렇게 재료를 다듬은 뒤 자르고 구부리고 연결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말 그대로 몸을 쓰는 고된 노동의 과정이다. “집에서 걸레질하듯 하는 작업 행위가 어떤 긴장감을 만들어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주문 제작해 만드는 가구들과는 다른 느낌이죠. 저는 어떤 행위를 가해 만들어졌는지 투명하게 보이는 작업을 좋아해요.”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지극히 노동집약적이고 자본주의적이다. 완벽한 기능과 형태, 체계를 목적으로 완성된 기성품. 그 목적과 체계, 형태를 역으로 부수고 벗기는 행위로 빚어낸 작품에서는 오늘날의 사회 시스템과 그 시스템에 적응하고 때로 반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얼핏 비친다.

Choi Goeun, ‘Sunbake’, 2023, copper·pipe·wood, 1700×1500cm, on Display in ‘Off-Site,’ 2023, at Art Sonje Center(Rooftop), Seoul, South Korea Courtesy of Art Sonje Center

프리즈는 이번 아티스트 어워드에서 ‘기술과 진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작가는 평소 어떤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고려할지 고민하던 차에 자신의 작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즘은 기술이 비물질적으로 여겨지잖아요.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데이터 센터나 해저 케이블 같은 물리적 토대가 필요한데 그런 것에 대해선 별로 생각하지 않죠.” 일상이라는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도구를 재료로 프리즈 서울에 대형 설치 작품 두 점을 선보인다. 5일간 펼쳐지는 거대한 아트 네트워킹 허브라는 공간의 장소성에 주목해 설치 시나리오를 짰다. “프리즈 서울을 마치 일식처럼 잠깐 드러났다 사라지는 존재,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잠깐 나타나는 존재로 표현했어요.”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에어컨 패널들이 조금씩 각도가 변화하며 일식의 흐름을 보여주는 반원 형태의 ‘화이트 홈 월’은 입구에 걸려 관객을 맞이한다. 이어 왼쪽으로 돌면 평소 벽 뒤에 숨겨져 있는 황동 배관을 좁고 높게 쏟아지듯 설치한 ‘글로리아’가 성스럽게 펼쳐진다. 작가는 죽은 상품, 무덤에서 퍼 올려온 것들이 아트 페어 같은 소비적인 행사의 기념비처럼 보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작가는 서울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작업에 기술과 진보, 사회 발전 단계를 비슷하게 겪은 국가와의 사회적 공감대라는 새로운 레이어를 더했다. 프리즈 서울 기간에 최고은이 힘 있는 조형 언어로 빚어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8 HIGHLIGHTS FROM FRIEZE SEOUL 2024
서울을 뜨겁게 달굴 작품들이 모인다. 프리즈 서울 2024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여덟 곳의 갤러리.

Hayal Pazianti, ‘Voices Whispering Secrets’, 2024

1. JESSICA SILVERMAN
제시카 실버만은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갤러리스트 제시카 실버만이 대학원을 졸업한 직후인 2008년 자신의 이름을 따 문을 연 갤러리다.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신의 개성을 살려 갤러리를 운영하며 아트 신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 주디 시카고부터 로즈 B. 심슨, 샘 폴스 등 강렬한 색과 생명력을 보여주는 작가들을 소개해왔는데, 프리즈 서울 2024에서는 튀르키예계 미국인 작가 하얄 포잔티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준비했다. 식물, 꽃, 나무, 별과 달을 포함한 자연계 모든 것에서 얻은 영감을 리넨 위에 오직 오일 스틱과 손가락으로 그려낸 하얄 포잔티의 신작 10점은 꿈속을 거니는 듯 몽환적이고 관능적이다. 이와 연계해 8월 30일부터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미국관에 참가해 하얄 포잔티의 조각 ‘향기로운 노을이 피는 곳’을 선보인다. 나무를 땅과 하늘을 잇는 신비로운 존재로 숭배하는 튀르키예와 한국의 샤머니즘 전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저는 제 그림을 대지에 보내는 러브 레터라고 생각해요”라고 얘기하는 하얄 포잔티의 생생한 힘은 페어 속 수많은 대작의 향연들 속에서도 단연 생명력 있게 빛날 것이다.

Kyungah Ham, Phantom and A Map / poetry 03WBXS01, 2018-2024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Photo: Jeon Byung Cheol

2. KUKJE GALLERY
한국 아트 신의 중추인 국제갤러리는 페어 때마다 중요한 위치에서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을 환대했다. 올해 역시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권영우, 하종현의 작품부터 중견작가 최재은, 이기봉, 김홍석, 함경아, 마이클 주, 이광호, 양혜규, 강서경 등의 대표작과 신작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지난 몇 년간 국제갤러리에서 소개한 수퍼플렉스, 칸디다 회퍼, 아니쉬 카푸어, 장 미셸 오토니엘, 우고 론디노네, 제니 홀저, 로버트 메이플소프 등 해외 작가의 작품도 함께 전시해 현대미술의 생생한 흐름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는 구성을 기획했다. 이번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국제갤러리에서는 함경아와 마이클 주의 개인전이 열린다. 역동적이고 상징적인 관계 속에서 탄생하는 함경아 작가의 작품을 프리즈 서울 기간에 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밤에는 삼청 나이트 행사의 일환으로 양혜규 작가와 런던의 예술 전문 매거진 <아트리뷰>의 편집장 마크 래폴트, 모리 미술관 관장 마미 가타오카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Lee Shinja, ‘Spirit of Mountain’, 1994 Photo: Unreal Studio

3. TINA KIM GALLERY
올해 티나킴 갤러리에서는 아시아 여성 예술가들의 인상적인 작품을 다수 선보인다. 우선 한국의 1세대 섬유 예술가 이신자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가 ‘실로 짠 그림’에는 풍경화의 자연미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이제 94세가 된 노작가는 프리즈 서울 2024 프레젠테이션과 더불어 티나킴 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통해 뉴욕 데뷔를 할 예정이다. 테이트 모던에서의 전시를 앞두고 있는 이미래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실리콘, 시멘트, 점토 같은 산업 재료를 역동적으로 사용하며 살아 있는 유기체의 살, 장기와 배설물을 닮은 조각 작품을 빚어내는 작가의 대담한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또한 한국 붓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필리핀계 미국인 작가 피오 아바드는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구현한 ‘아시아 추상화’를 선보인다.

Horst Antes, ‘Haus früh’, 1986

4. MEYER RIEGGER
베를린, 카를스루에, 바젤, 뉴욕에 이어 9월 서울에 지점을 여는 마이어 리거 갤러리. 기존 에프레디미스 갤러리를 인수해 여는 아시아의 유일한 지점으로 아시아 업무를 총괄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교두보가 될 예정이다. 갤러리의 시작을 알리는 첫 전시는 독일 신구상운동의 선구자로 꼽히는 작가 호르스트 안테스의 개인전. 1986년부터 지금까지 색채와 구성으로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며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작가의 대표작 ‘하우스 페인팅’과 ‘데이트 페인팅’을 소개한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평생 동안 구축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볼 수 있을 것. 프리즈 서울 부스에서는 파리를 기반으로 하는 조셀린 울프 갤러리와 공동으로 선정한 작품을 출품한다. 이 외에도 오랜 기간 협업해온 미리암 칸과 카틴카 복, 올해부터 공동 지원을 시작한 산티아고 드 파올리 세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캐롤라인 바흐만, 토니 저스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후 국내 작가들과도 긴밀하게 교류해 유럽과 미국에서 전시를 기획할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도 좋겠다.

Louise Bourgeois, ‘Tête II’, 2004

5. HAUSER & WIRTH
하우저앤워스는 작고한 작가를 포함해 90여 명이 넘는 소속 작가를 두고 각종 대형 예술 프로젝트 진행하며 작가 후원 등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한다. 세계 3대 화랑으로 각종 페어에서 판매 기록을 경신하는 갤러리.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부터 동시대 미술 트렌드를 견인하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운 하우저앤워스 부스는 언제나 인파로 북적인다. 2022년 첫 번째 프리즈 서울에서 조지 콘도의 ‘Red Painting Composition’을 약 40억에, 마크 브래드포드의 신작을 약 25억에 팔고, 지난해에는 BTS RM이 언급해 국내외 아트 컬렉터 사이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 필립 거스턴의 1978년작 회화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하우저앤워스에서 어떤 작품이 얼마에 팔렸는지가 해당 페어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처럼 여겨지기에 이들이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는 가장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프리즈 서울 2024에서도 역시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각을 필두로 역사적인 작품과 주목할 만한 신선한 작품을 두루 소개할 예정이다.

Kylie Manning, ‘Haenyeo’, 2024

6. PACE GALLERY
페이스 갤러리 부스에서 선보이는 주요 작품으로는 카일리 매닝의 구상 회화 작품 ‘Haenyeo’가 있다. 작가는 평면에 끊임없는 움직임과 변화를 부여하는 특유의 기법을 선보인다. 속도감이 깃든 붓 자국에서 추상적인 선과 형태들이 밀고 당기는 힘이 느껴진다.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새로운 구상 조각 작품 ‘Did I Grow?’도 만나볼 수 있다. 대리석과 브러시드 스틸로 소년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정체성과 소속감에 대한 두 작가의 깊은 관심을 반영한다. 이 밖에도 페이스 갤러리는 20세기 현대미술의 아이콘들과 동시대 작가들이 활발히 교류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우환, 로버트 인디애나, 이건용, 인슈전, 알레한드로 피네이로 베요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에서 작가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예술적 탐구를 통해 풍성한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Lotus L. Kang. ‘Molt(Woodbridge-New York-Seoul-)’, 2024 Photo: Paul Salveson

7. COMMONWEALTH AND COUNCIL
올해 커먼웰스 앤 카운슬 부스에서는 갈라 포라스-김, 제시 천, 이강승, 로터스 엘. 강, 패트리시아 페르난데스, 로샤 야그마이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인사에서부터 문화 전반에 이르는 각자의 유산을 통해 우리의 삶과 세계관이 어떤 식으로 확장되고 재구성될 수 있는지 고찰하는 작가들이다.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로터스 엘. 강은 기억의 전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엔트로피의 개념에 관심을 두고 신체를 투과성 있고 가변적인 것으로 여긴다. ‘몰타(Molt)’ 연작에서는 작가가 ‘피부’라고 이름 붙인 사진 필름이 두루마리처럼 층층이 펼쳐진다. 작가가 ‘태닝’이라 부르는 과정을 통해 자연광에 노출시킨 필름은 작업실 창문에서부터 과거의 전시 공간, 그리고 특별히 설계한 온실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그동안 머문 공간의 흔적을 담고 있다. 멍, 피, 담즙과 같은 몸의 색조를 띤 컬러 팔레트가 인상적이다.

Mona Hatoum, ‘Still Life(medical cabinet) III’, 2024 Photo: Paul Salveson

8. WHITE CUBE
팔레스타인 예술가 모나 하툼은 조각, 사진, 공연, 비디오 등의 매체를 활용해 여성과 소수 인종의 삶, 그리고 우리 세계의 갈등과 모순을 탐구하는 작품을 만든다. 2025년 3월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앞둔 모나 하툼의 신작이 프리즈 서울 2024에서 선공개된다. 일상적인 용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배치해 사진에 담은 작품은 상황과 맥락을 재배열해 신선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화이트 큐브 서울은 프리즈 서울 기간에 멕시코를 대표하는 작가 가브리엘 오로즈코의 회화와 드로잉 작품을 소개하는 개인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Diarios des Plantas(식물 도감)’는 작가가 멕시코 아카풀코와 일본 도쿄에서 발견한 동식물을 수록한 백과사전과도 같은 작품으로, 자연의 기하학적 형상과 전통 회화 기법이 인상적이다. 프리즈 서울 부스에서는 해당 연작의 일환인 ‘Plant Journal 3(식물 일기)’와 ‘Plant Journal 4(식물 일기)’의 두 회화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Editor
KIM JISEON
Contributing Editor
LEE DAYOUNG
Photographer
이재안
Courtesy of Frieze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