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BUDS BRING BLOOM

공예가들 손끝에서 탄생한 조형미를 지닌 작품들.

WMAC #02 Chair 김기드온
김기드온이 창작하는 점·선·면은 각각의 상관관계가 반복되며 다양한 꼴을 이룬다. 선은 점이 운동한 궤적이며 모든 형태의 윤곽이 된다. 직교하는 와이어 메시 격자 패턴은 작품이 존재하는 공간에 XYZ 축의 그리드를 형성함으로써 3차원적 구조를 나타내며 오브제의 기하학성을 극대화한다. 그 위로는 폴리에스테르 로프의 부분적 위빙을 더해 철망에서 느껴지는 기계성을 수공예 짜임으로 상응한다. 1963년 네덜란드 건축가 게리트 리트벨트(Gerrit Rietveld)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디자인한 의자 ‘스텔트만 체어(Steltman Chair)’를 오마주한 작품이기도 하다.

Próspĕro Series 이소명
이소명은 인간 본연의 감정과 문화적 정체성, 원시에 대한 관심을 벤트우드 기법(고온고압의 증기로 나무를 쪄서 구부리는 방식)을 활용한 아트 퍼니처로 풀어낸다. 3D 모델링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 플라스틱의 조립 방식은 유기체적 윤곽을 이루며 원시적인 유토피아의 분위기를 지닌 가구 오브제를 제안한다. 이러한 작업 과정과 형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본능적 공포에서 탈피하려는 주술적 행위의 총체가 된다.

Under the Sea Series 황다영
자연에 대한 상상력을 더한 비정형화된 형태의 컬러풀한 작품은 멀리서 봐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로 건축이나 조경에 쓰이는 작은 자갈을 염색하고 에폭시를 섞어 다양한 아트 퍼니처를 제작하는 황다영의 ‘언더 더 시 시리즈’다. 작가는 천연 재료인 자갈과 인위적 재료인 에폭시를 섞는 것이 인간이 억지로라도 자연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것처럼 느껴져 흥미로웠다고 전한다. 이성과 지식보다는 원초적인 감각으로 본질을 자극하는 것,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 재료의 활용, 강렬한 색의 조합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유기적인 형태는 황다영 공예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미지의 세계다.

Blue[Navy] Armchair & Yellow[Orange] Stool & Vase 정유종
정유종의 블루 네이비 암체어와 옐로 오렌지 스툴, 그리고 오브제로 두기 좋은 화병이다. 떼었다 붙였다 탈부착이 쉬워 일상에서 두루 활용하기 좋은 벨크로 소재로 새로운 접합 방식을 창작한다. 벨크로를 레이어링해 특유의 질감과 생생한 컬러를 구현한 것이 특징으로, 빛과 각도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상에서 유용한 쓰임새를 지녔으며, 디자인별로 한 개씩만 제작해 소장 가치를 더한다.

O-ring Chair 5 방효빈
금속을 둥글게 구부린 오링 형태의 루프를 연결해 오브제를 제작하는 방효빈의 ‘오링 시리즈’. 그의 작품 세계는 유년 시절 놀이터에서 경험한 딱딱한 쇠와 말랑한 탱탱볼 등 촉감의 대비에서 출발한다. 둥근 추상 도형의 반복적인 이미지가 특징이며, 크고 작은 스테인리스 원을 무수히 연결해 곡선이 중첩되면서 빚어낸 구조적 아름다움이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Stacking 안재우
한국에는 돌을 쌓으며 소망을 기원하는 전통이 있다. 소원과 염원을 돌탑에 쌓아 올리듯 안재우의 ‘스태킹’은 소중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서랍장이다. 우드 소재로 유기적 형태의 돌탑을 형상화했으며, 돌 특유의 질감이 느껴지는 황동 소재의 손잡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색이 바랜다. 이는 오랜 시간 풍화되고 깎인 자연의 이치와 사물을 내포한다.

Editor
LIM JIMIN
Photographer
KIM HYUNGSANG
FLOWER STYLIST
청록화
ASSISTANT
정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