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Bon Appétit, Paris!
<에비뉴엘>이 주목한 레스토랑과 함께라면 파리의 낮과 밤이 황홀해진다
© Eric Barroca
Tracé, 그날의 분위기에 맞춰
프랑스 요리의 거장 기 사부아(Guy Savoy)를 사사하고, 덴마크 코케리에트(Kokkeriet) 같은 북유럽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거치며 특유의 모던한 감성을 익힌 셰프 클레망 베르제아(Clément Vergeat). 팔레 루아얄 옆 리슐리외 거리에서 모던 프렌치 레스토랑 타마라(Tamara)를 운영하던 그가 같은 자리에서 ‘트라세(Tracé)’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따로 정해놓은 메뉴 대신 제철 재료 수급 상황 혹은 셰프의 영감에 맞춰 그날그날 새롭게 선보이는 5, 8가지 코스로 준비한 두 가지 메뉴를 서빙하는 것이 특징. 랑구스틴과 오이스터 크림, 오징어 오일의 조합, 홍합 소스를 곁들인 정갈한 가자미 등 창의적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아르페쥬 프리미에 크뤼(Arpège Premier Cru)’ 같은 샴페인 포함 유기농 와인이 대다수를 이룬 리스트에서 엄선한 와인 페어링 옵션은 물론,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배려한 논알코올 페어링 옵션까지 준비한 것도 매력적이다.
Add. 15 Rue de Richelieu, 75001 Paris, France
Inquiry. + 33 1 71 60 91 30
Web. www.restaurant-tracé.com
© Pierre Lucet- Penato
Oktobre, 프렌치 퀴진의 새 발견
2000년대 초반부터 고추냉이와 화이트초콜릿을 믹스하는 등 과감한 퓨전 요리를 통해 파리지앵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미쉐린 스타 셰프 윌리엄 르되이(William Ledeuil)의 즈 키친 갤러리(Ze Kitchen Galerie). 이곳의 2호점 격이던 키친 갤러리 비스(Kitchen Galerie Bis)가 윌리엄 르되이와 함께 주방을 책임져온 신예 마르탱 모메(Martin Maumet)의 첫 번째 레스토랑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KGB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곳이 러시아혁명을 연상케 하는 10월(octobre)이란 이름을 가지게 된 것도 재미있지만, C 대신 K를 사용한 이유도 흥미롭다. 셰프로서 본인을 있게 해준 키친 갤러리 비스를 오마주했다는 것이 마르탱 모메의 설명. 퓨전 퀴진 거장에게서 배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는 듯, 고추장에 무화과를 섞은 소스와 함께하는 메추리 요리로 대표되는 독특한 요리가 눈과 입을 황홀하게 한다. 혹,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6가지 코스로 구성된 디스커버리 메뉴를 선택할 것.
Add. 25 Rue des Grands Augustins, 75006 Paris, France
Inquiry. + 33 1 46 33 00 85
Web. www.oktobre.fr
© Ilyafoodstories
Substance, 간결할수록 미식이다
플라자 아테네(Plaza Athénée), 르 뫼리스(Le Meurice) 등 특급 호텔을 거치며 프렌치 퀴진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진 셰프 마티아스 마르크(Matthias Marc)가 2018년 오픈한 레스토랑. 2022년 미쉐린 원스타 획득·2021년 프랑스판 <탑 셰프(Top Chef)> 출연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사실 그는 2019년 고미요(Gault & Millau) 가이드북이 ‘올해의 신진 셰프’로 선정한 바 있다. 이미 파리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물. 언뜻 메뉴만 보면 ‘송아지 고기, 버섯, 프룬(prune), 버베나(verveine)’처럼 메인 재료만 간결하게 적어놓은 까닭에 과연 어떤 음식이 나올지 상상이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셰프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보시길. 요리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재료 리스트를 다시 확인하고 싶을 만큼 창의적인 결과물을 음미해볼 수 있을 테니까. 점심에는 3가지 코스의 메뉴가, 저녁에는 6, 8, 10가지 코스로 이뤄진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맞춰 엄선한 와인 페어링 옵션도 놓치지 말 것.
Add. 18 Rue de Chaillot, 75116 Paris, France
Inquiry. + 33 1 47 20 08 90
Web. www.substance.paris
© Ilyafoodstories
Sellae, 파리지앵의 캐주얼한 식탁
일반 관광객이 파리의 가장 큰 병원이 자리한 이 조용한 동네를 찾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라틴어로 ‘의자’라는 뜻의 레스토랑 ‘셀라이(Sellae)’가 2018년 조용히 오픈한 이후 동네 단골뿐 아니라 까탈스러운 파리지앵 미식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건 이곳만의 남다름이 있어서가 아닐까. 정통 프렌치 퀴진을 캐주얼하게 재해석한 ‘네오 비스트로(néo-bistrot)’의 대가 티보 솜바르디에(Thibault Sombardier)가 오픈한 이곳에선 리츠(Ritz)와 슈발 블랑(Cheval Blanc) 등의 주방을 거친 신진 셰프 플로리앙 마클(Florian Macle)이 제안하는, 아쉬움이라고는 하나도 남지 않는 프랑스식 식사를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다. 파슬리로 맛을 낸 개구리 다리(!), 스페인산 하몽을 타파스처럼 나눠 먹을 수 있는 애피타이저, 허브 버터를 곁들인 달팽이 전채, 옐로 와인 무스를 더한 치킨 요리 등 그 어떤 요리를 선택해도 좋다. 격식 대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짜 파리지앵들의 일상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강추’한다.
Add. 18 Rue des Wallons, 75013 Paris, France
Inquiry. + 33 1 43 31 36 04
Web. sellae-restaurant.com
Contributing Editor
PARK YI HYUN
Writer
BAE WOO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