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잘 자고 있나요?

좋은 잠을 위한 여섯 가지 기술에 대하여

신체 굴곡에 맞게 빈틈없이 받쳐주는 안정적 지지력을 위해 2단 매트리스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덕시아나 덕스(DUX) 6006.

무수면 상태로 자그마치 264.4시간을 버틴 기네스북 기록이 있다. 그 주인공은 뜬 눈으로 보낸지 2일째부터 눈에 초점을 잃고 사물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3일째, 거리에 있는 간판을 사람으로 착각하는 등의 환각에 빠졌으며 7일째, 발음이 어눌해져 말을 하기조차 버거웠다. 11일째에 들어서는 순간 맥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실험은 중단됐다. 잠은 비단 휴식만을 취하기 위함이 아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글로벌 수면 솔루션 레즈메드(ResMed)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9시간으로, 미국과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또 대한수면연구학회는 밤낮없이 일하는 한국인의 20%가 수면 부족은 물론 원인모를 불면증을 앓는다고 보고했다. 인생의 3분의 1, 평균 26년, 잠자는 시간은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 중 결코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잘 자기 위한 노력으로 불면증과 헤어질 결심이 필요한 때다.

1 SANTA MARIA NOVELLA 재스민과 라벤더 향이 아니어도 좋다. 사람마다 선호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향은 다르기 때문. 피렌체 1221 룸 디퓨저 #엔젤 디 피렌체 250ml 13만8천원.
2 AÉSOP 피부 건강을 좌우하는 성장호르몬은 어두운 밤, 깊이 잠들었을 때 분비된다. 숙면과 동시에 수분을 채워 피부를 케어하자. 서브라임 리플레니싱 나이트 마스크 60ml 15만3천원.
3 AÉSOP 릴랙싱 효과를 통해 수면을 유도해주는 에센스 오일. 진저 플라이트 10ml 3만5천원.

잠을 부르는 체온 만들기
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체온. 몸이 뜨거우면 제대로 잠들 수 없다. 한여름 열대야나 갱년기로 인한 불면증 역시 이런 이유로 생긴다. 피부의 온도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몸이 뜨겁다는 것은 우리 몸의 심부 온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을 발산해 심부 체온을 낮추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잠들기 직전에 운동을 하면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으니,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에 운동을 마치는 것이 좋겠다. 격한 운동보다는 빨리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가벼운 움직임이면 충분하다. 간단한 스트레칭도 혈액순환을 도와 수면장애를 개선한다. 평소 자주 걷고 출퇴근할 때 자전거 타기, 가구 옮기기 등 몸을 수시로 움직이는 작은 근육 트레이닝을 통해 몸이 스스로 체온을 잘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둔다. 저녁 시간에 하는 입욕 또한 숙면에 도움을 준다. 40도 안팎의 뜨거운 물에 20~30분 목욕을 하는 것도 심부 체온을 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보다는 못하지만 활동량이 적은 날엔 숙면을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숙면을 돕는 영양소
한편 비타민 B6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돼지고기, 닭고기, 연어, 시금치, 브로콜리, 바나나, 견과류 등에 풍부하며 수면 유도를 돕는 트립토판이 함유된 탄수화물도 꼭 섭취하자.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 있는 된장국도 좋다. 신경 안정과 불안함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는 칼슘, 마그네슘, 엽산, 아연, 철분을 포함한 영양제를 복용하고, 아연의 흡수를 방해하고 칼슘 배출을 촉진하는 인스턴트식품은 지양한다.

햇빛은 충분히
우리 몸은 마치 시계처럼 밤낮을 가늠한다.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다 보면 바이오리듬이 뒤죽박죽되어 결국 생체 시계가 고장 나고 만다. 불면증도 마찬가지다. 불면증을 해소하고 싶다면 이 생체 시계를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생체 시계를 정상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바로 햇빛. 잠을 잘 자도록 돕는 멜라토닌은 햇빛에 영향을 받는다. 체내 멜라토닌 양을 늘려야 하는데, 낮에 빛을 충분히 쬐어야 밤에 멜라토닌이 잘 분비된다. 사무실에서 쬐는 조명이 아무리 밝다 할지라도 아침의 햇빛이나 여름철 한낮의 강렬한 햇빛만 못하다. 뇌가 우리 몸이 하루 종일 어둠 속에서 지냈다고 인식할 정도이니 말이다. 일어나자마자 창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들이 마시고, 점심시간에 단 10분이라도 짬을 내 산책해보자.

1 ARTEK 알바 알토 디자인의 A811플로어 램프는 둥근 셰이드를 따라 빛을 고르게 분산해 눈부심을 최소화한다. 3백99만원대
2 LOUIS POULSEN by AMBIENCE 폴 헤닝센 디자인의 PH 80 플로어 램프는 빛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로그 스파이럴에 기반한 디자인을 통해 전등갓의 전체 곡선을 따라 배광이 균일하게 분포된다. 2백17만원.
3 GUBI by AMBIENCE 독특하게 뒤로 젖힌 삼각 받침대, 긴 원뿔 모양의 셰이드가 재미를 더하는 그래스호퍼 플로어 램프. 가격 문의.

때 맞춰 하는 식사
어릴 적부터 줄곧 들어온 때 맞춰 밥 먹으라는 아버지의 잔소리엔 이유가 있었다. 다나카 카나타가 쓴 <수면 투자 : 하버드 최고의 수면법>에 따르면 잠을 잘 자는 것도 생체 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일어나는 현상이고, 이 생체 시계를 원활히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때 맞춰 밥을 챙겨 먹는 것이다. 한편 심부 체온 변화에 맞춰 하는 식사도 불면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아침에는 따뜻한 음식을 챙겨 먹는데, 이는 체온을 올려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도록 돕는다. 푸짐하게 차려 먹을 필요는 없다. 이쯤 되면 생체 시계가 숙면에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녁밥은 조금 부족한 듯 먹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고 허기진 상태로 늦게 귀가하면 무의식중에 폭식을 하게 되고, 소화기관의 활동이 활발해져 체내 온도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심부 체온이 잘 떨어지지 않고 또다시 잠들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수면제 의존도를 낮추자
수면제는 불면증으로 나타나는 일시적인 문제만 다룰 뿐 궁극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다. 잠시 수면을 개선하는 데 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불면증 환자의 경우 수면제를 처방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하는 수면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이 얘기 역시 불면증의 원인을 없애기보다는 그저 플라세보 효과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 많은 수면 전문가가 수면제 복용을 권고한다. 미국 국립보건원도 불면증 치료는 약물 치료가 아닌 반드시 행동 개선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공표했다. 지금부터라도 수면제에 의존하기보다 불면증을 이기는 행동을 하고 습관을 들여 일상을 변화시켜보면 어떨까?

잠들기 좋은 방
적절한 온도, 습도 그리고 촉감. 잠 자는 공간에서 이 세 가지 요소에 불편함은 없는지 체크해보자. 잠자는 공간인 침실은 거실이나 서재, 평소 오래 머무르는 곳보다 온도가 낮을수록 좋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 20~22도의 서늘한 침실 온도를 유지하는데, 잠을 자는 동안 심부 체온이 오르지 않도록 바람이 잘 드는 잠옷과 땀과 열을 식힐 수 있는 메밀 베개를 선택하는 것도 불면증 해소에 좋다. 메밀 알레르기가 있다면 메밀껍질과 동일한 구조로 이루어진 플라스틱 알갱이로 만든 베개를 사용해도 된다. 선호하는 향의 디퓨저를 침실에 두고 조명은 밝고 흰 빛보다는 조도가 낮고 안온한 빛을 발산하는 조명을 활용해보자. 마지막으로 침대. 침대는 너무 딱딱하면 몸이 배기고 땀도 잘 배출되지 않는다. 반면 너무 푹실할 경우 푹 꺼진 부분에 압력이 가해져 허리 통증이나 어깨 결림을 유발해 자칫 불면증을 고치려다 병을 더 얻을 수도 있다. 침대는 가능한 한 직접 누워보고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6개월마다 한 번씩 매트리스를 뒤집어주고, 꺼진 매트리스는 과감히 버린다.

부클레 원단의 밝고 화사한 아이보리 컬러와 깊이가 느껴지는 브라운 레더 소재가 조화를 이룬 에이스침대의 에르바(ERBA).

Editor
LIM JI MIN, PYO SUN AH
참고 도서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북라이프), <수면 투자:하버드 최고의 수면법>(예문아카이브), <하버드 불면증 수업>(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