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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 CHEERS
여름날 즐기기 좋은 지금 가장 트렌디한 맥주
한낮 작열하던 태양의 잔열이 아스팔트 위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땅거미가 질 무렵, 맥주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톡 쏘는 탄산과 함께 전해지는 시원한 목 넘김, 뒤이어 느껴지는 청량함과 풍성한 거품이 남는 마무리까지. 냉장고에서 갓 꺼낸 맥주 한 모금이면 무더운 열대야도 두렵지 않을 듯하다. 국내에서 출시하는 맥주가 다양성을 갖추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달달한 과일 향을 가미한 맥주, 마셨을 때 알코올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맥주 등 카테고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덩달아 신이 난 것은 소비자다. 다채로워진 선택지 앞에서 오늘은 어떤 맥주를 맛볼지 고민하며 편의점 냉장고를 서성이던 경험이 있을 테니 말이다.
취하지 않는 즐거움과 색다른 맛과 눈길을 사로잡는 패키지
건강관리의 즐거움을 뜻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의 부상으로 술 한 잔을 마시더라도 건강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맥주 자체에 논(Non)이 붙거나 무(無)가 붙은 제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모순적이게도 ‘팥 없는 붕어빵’ ‘다이어터가 찾는 제로콜라’와 비슷한 맥락이다. 무알코올 맥주는 맥주와 동일한 발효 과정을 거치되, 마지막에 알코올만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인위적으로 맥주 향을 첨가해 맥주의 느낌을 살리면서 비슷한 맛을 내지만, 알코올 도수는 제로에 가깝다. 칼로리는 물론 당과 나트륨 비율도 일반 맥주에 비해 현저히 낮다. 알코올이 없으니 취할 일은 더더욱 없다. 주세법상 알코올이 전혀 없다면 무(無)알코올, 알코올이 들어 있지만 1% 미만이라면 논(Non)알코올로 정의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두 단어의 구분 없이 혼용되고 있으며 애초에 무알코올과 논알코올의 의미 차이도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에서는 알코올, 당류, 칼로리가 모두 FREE인 하이트 제로 0.00의 리뉴얼 출시 이후 연간 매출이 31%나 성장했다. 상징적인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이나 아사히, 칭따오는 물론 알코올이 없는 맥주는 허용치 않던 크래프트 양조장에서도 무알코올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무알코올 맥주 소비량이 급증했다. 이에 발맞춰 상품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무알코올 맥주를 들여놓을 계획이다”라는 것이 롯데백화점 최준호 주류 바이어의 설명이다. 국내 추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코올 소비량이 줄고 낮은 도수의 주류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따라 무알코올 맥주를 향한 관심은 한동안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달달한 과일 맥주의 맛과 종류 또한 무척 다양하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유자 맛, 자몽 맛, 레몬 맛 등 여러 가지 맛을 골라 먹을 수 있어 색다른 맛의 맥주를 시도하는 재미가 있다. 맥주 패키지도 기존 맥주에 비해 눈에 띄게 디자인되어 출시되고 있는데, 다채로운 프린팅이나 개성 넘치는 패턴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이처럼 맥주 맛과 패키징에 신경 쓰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주류를 처음 접하거나 시도하려는 알코올 입문자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일단 호기심을 자극하는 디자인에 손길이 가고, 알코올 도수는 낮으면서도 스파클링 음료에 가까운 달콤한 과일 맥주는 술 특유의 쓴맛을 과일 향이 적절히 잡아주기 때문에 마실 때도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왼쪽부터 초야 유즈 논알코올 인공 향미료나 착색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제품으로 유자 과실 향을 고스란히 구현했다. 유자 향에 더해진 톡 쏘는 강한 탄산이 특징. Alc. 0.0%, 350ml 3천3백원.
짜르르 비어볼 피치 얼그레이 짜르르 비어볼 시리즈의 피치 얼그레이는 달콤한 복숭아와 진한 얼그레이 홍차의 맛이 어우러져 달달한 풍미가 배가된다. Alc. 6.0%, 500ml, 3천4백원.
하이네켄 논알코올 오리지널과 동일한 제조 공법으로 만든 뒤 발효를 거쳐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 청량감과 풍미, 부드러운 보디감을 고스란히 갖췄다. Alc. 0.0%, 330ml 2천8백원.
볼파스 엔젤맨 논알코올 쥬시에일 맥주의 주성분인 맥아 추출물에 천연 주스를 첨가한 논알코올릭 맥주다. 상큼함과 청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Alc. 0.0%, 500ml 2천8백원.
Editor
LIM JI MIN
Photographer
WOO CHANG WON
ASSISTANT
강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