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예술이 된 패션, 오트 쿠튀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오트 쿠튀르

BALENCIAGA

VALENTINO

심오하고 아름다운 세계, 오트 쿠튀르를 바라보는 새로운 마음가짐에 대하여
빠르게 명멸하듯 변모하는 요즘 트렌드 속에서 고집스러운 장인정신과 굳건한 존재감으로 ‘패션 판타지’를 실현해온 오트 쿠튀트 컬렉션. 친숙한 단어지만 왠지 모를 생경함과 함께 아득한 거리감마저 느껴지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유구한 역사와 상상 그 이상의 정교한 장인정신이 바탕이 되는 특별한 분야로, 그 내부를 면밀하게 살펴볼수록 감탄과 흥미를 자아내는 스토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인류의 시작과 함께한 복식사가 그토록 오랜 세월을 지나며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의 일상은 더 이상 크게 부풀려진 극적인 드레스와 온갖 장식으로 화려한 옷 대신 기성복 브랜드에서 대량 생산하는 간편한 티셔츠나 데님 팬츠를 입으며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패션’을 즐기게 됐다. 쉽게 말하면 더 이상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자주 목격하는 매우 장식적이며 화려하고 값비싼, 가끔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난해한 ‘하이패션’을 즐기는 세대는 아니라는 얘기. 하지만 왜 일부 럭셔리 브랜드는 여전히 매 시즌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이토록 심혈을 기울일까? 질문을 던지면 순식간에 명쾌한 답을 주는 ‘챗GPT’처럼, 속도와 간편함이 필수인 요즘 시대에 오트 쿠튀르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그 역사를 먼저 살펴보자면, ‘오트 쿠튀르의 아버지’로 불리며 19세기 후반 오트 쿠튀르의 개념을 대중에게 처음 전파한 찰스 프레데릭 워스는 계절마다 자신의 의상 컬렉션을 젊은 종업원에게 입혀 고객에게 선보였고 이는 패션쇼의 시초가 되었다. 유럽 왕가와 미국 부르주아 부인들이 즐겨 입으며 상류층을 위한 옷을 만든 그는 최초로 ‘브랜드 파워’를 지닌 맞춤복 디자이너로 후에 가브리엘 샤넬, 폴 푸아레, 피에르 가르뎅, 크리스찬 디올 등의 디자이너들이 그 형식을 이어갔다. 지금은 기성복인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이 주를 이루지만 당시 패션 브랜드들은 소수 상류층 고객을 위한 1:1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직접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재고, 원하는 패브릭과 장식을 선별해 자신의 체형과 취향에 꼭 맞는 옷을 제공받는 쿠튀르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기성복 대신 인고의 시간(!) 끝에 탄생한 오트 쿠튀르가 현존하는 럭셔리 하우스 역사의 시작이 된 것. 그러나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디자이너의 창조 정신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패션 황금기도 잠시, 곧 대량생산을 바탕으로 등장한 레디 투 웨어 컬렉션으로 오트 쿠튀르의 기세는 크게 꺾이게 된다. 거대한 공장에서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해낸 옷이 대중에게 불티나게 팔리고 이러한 소비 방식이 거대한 ‘트렌드’를 견인하며 패션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 하지 않았나. 오트 쿠튀르의 고유한 특성은 하이패션을 일상처럼 향유하는 최고 상류층의 특권이자, 하우스의 장인정신과 디자이너의 탁월한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특별한 문화로 진화하며 기성복이 뿌리를 내린 이 시대에 또 다른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이패션은 절대적인 럭셔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프랑스 하이패션 연맹(FHC) 명예회장 디디에 그륌바흐(Didier Grumbach)는 말한다. “패션에서 ‘차별화’는 필수 요소입니다. 오트 쿠튀르는 연간 800억 유로를 럭셔리 패션에 소비하는 상류층 고객들과 차별화된 대화를 나누고, 장기적인 관계를 맺게 하죠.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하우스의 지위를 높이는 주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의 말처럼 소수의 계층을 타깃으로 한 오트 쿠튀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대중의 기성복은 물론 하위문화와 완전히 차별화한 방향성을 구축하며 패션이 가진 ‘럭셔리 판타지’에 집중한다. 일례로 샤넬이 선보이는 레디 투 웨어와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얼핏 보았을 땐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오트 쿠튀르 런웨이에 등장하는 룩을 면밀히 살펴보면 섬세한 기술력과 장인정신, 호화로운 소재가 마치 예술 작품처럼 근사한 조화를 이룬 모습에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트위드 재킷 하나를 완성하는 데 꼬박 수개월이 걸린다는 샤넬 컬렉션은 금세공 공방인 ‘구센’ ‘르 사주 인테리어’와 ‘스튜디오 MTX’가 모인 le19M에서 각각의 노하우를 살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여 역작을 탄생시킨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와 가장 진귀한 재료, 수천 시간에 달하는 제작 시간은 일반 대중과 차별화되는 컬렉션으로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한다.
그런가 하면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이 트렌드의 흐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만의 창작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며 또 다른 판타지를 선사하는 매개가 된다. 어쩔 수 없이 ‘팔려야 하는’ 패션계의 생리에 따라 ‘팔릴 만한’ 옷을 필수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숙명이라지만, 오트 쿠튀르 라인을 전개하는 일부 패션 브랜드는 시류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끼와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패션계에 또 다른 에너지를 선사한다. 이번 시즌 거대한 사자 머리를 장식해 이슈를 모은 스키아파렐리의 블랙 드레스, 모델의 몸과 드레스가 분리된 듯 파격적인 드레스를 선보인 빅터 앤 롤프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 패브릭으로 감싼 발렌시아가 쇼를 보고 머릿속에 물음표를 떠올린 이는 비단 에디터뿐만이 아니었을 듯. 하지만 과연 누가 입을까 싶은 독창적인 옷들을 통해 저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활발히 공유하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판타지’로 먹고사는 패션이 절대 놓을 수 없는 귀중한 영역일 것이다.
한편 오트 쿠튀르의 가능성을 좀 더 확장시키려는 디자이너들의 활발한 행보 역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대변한다. 지난해 하우스 창립 이래 무려 50년 만의 오트 쿠튀르 쇼로 화제를 모았던 발렌시아가는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 듯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우스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써 내려갔다. 호화롭고 극적인 디자인의 드레스로 물들었던 패션 황금기, 그 시절의 찬란한 유산을 되살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에 뎀나 바잘리아의 동시대적 아이디어와 위트를 덧입힌 것. 과거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살롱 쇼를 선보였던 공간을 그대로 재현했고, 배경음악 없이 모델들이 천천히 등장하는 런웨이는 오트 쿠튀르의 정신을 되살린 최고의 쇼로 찬사를 얻으며 ‘트리플 S 스니커즈’로 브랜드를 기억하는 Z세대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에 그치지 않고 뎀나 바잘리아는 51번째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발표하며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1937년 아틀리에를 오픈했던 장소에 새롭게 ‘쿠튀르 하우스’를 선보였다. 1937년에 오픈했던 아틀리에 인테리어를 모던한 디자인으로 재현한 공간에는 미래 럭셔리 패션 시장을 선도할 MZ세대를 공략해 탄생했다. “메종 발렌시아가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의 모던 쿠튀르를 지향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발렌시아가 CEO 세드릭 샤르비트의 말에 따르면 파리에 오픈한 이번 쿠튀르 스토어는 젊은 고객에게 최고의 럭셔리 쇼핑을 선보일 공간으로, 전통적인 살롱의 개념을 살린 1:1 피팅과 맞춤 제작은 물론 스토어 단독 의류 라인과 액세서리, 공예 오브제까지 만날 수 있다고. 리테일과 오트 쿠튀르를 과감하게 접목해 젊은 고객층에 어필한 발렌시아가의 시도는 전통과 보수에 머물렀던 쿠튀르 시장에 활력을 더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패션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생각할 기회가 생겼죠. 제게 오트 쿠튀르는 가장 열렬하고 순수하게 패션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 자체입니다.” 뎀나 바잘리아의 말이 품고 있듯 패션의 시작과 끝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에너지, 그 모든 가능성과 또 다른 동력을 오트 쿠튀르의 독보적인 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BALMAIN

CHANEL

왼쪽 DIOR 오른쪽 SCHIAPARELLI

CHANEL

빠르게 명멸하듯 변모하는 요즘 트렌드 속에서 고집스러운 장인정신과 굳건한 존재감으로 ‘패션 판타지’를 실현해온 오트 쿠튀트 컬렉션. 친숙한 단어지만 왠지 모를 생경함과 함께 아득한 거리감마저 느껴지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유구한 역사와 상상 그 이상의 정교한 장인정신이 바탕이 되는 특별한 분야로, 그 내부를 면밀하게 살펴볼수록 감탄과 흥미를 자아내는 스토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인류의 시작과 함께한 복식사가 그토록 오랜 세월을 지나며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의 일상은 더 이상 크게 부풀려진 극적인 드레스와 온갖 장식으로 화려한 옷 대신 기성복 브랜드에서 대량 생산하는 간편한 티셔츠나 데님 팬츠를 입으며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패션’을 즐기게 됐다. 쉽게 말하면 더 이상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자주 목격하는 매우 장식적이며 화려하고 값비싼, 가끔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난해한 ‘하이패션’을 즐기는 세대는 아니라는 얘기. 하지만 왜 일부 럭셔리 브랜드는 여전히 매 시즌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이토록 심혈을 기울일까? 질문을 던지면 순식간에 명쾌한 답을 주는 ‘챗GPT’처럼, 속도와 간편함이 필수인 요즘 시대에 오트 쿠튀르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그 역사를 먼저 살펴보자면, ‘오트 쿠튀르의 아버지’로 불리며 19세기 후반 오트 쿠튀르의 개념을 대중에게 처음 전파한 찰스 프레데릭 워스는 계절마다 자신의 의상 컬렉션을 젊은 종업원에게 입혀 고객에게 선보였고 이는 패션쇼의 시초가 되었다. 유럽 왕가와 미국 부르주아 부인들이 즐겨 입으며 상류층을 위한 옷을 만든 그는 최초로 ‘브랜드 파워’를 지닌 맞춤복 디자이너로 후에 가브리엘 샤넬, 폴 푸아레, 피에르 가르뎅, 크리스찬 디올 등의 디자이너들이 그 형식을 이어갔다. 지금은 기성복인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이 주를 이루지만 당시 패션 브랜드들은 소수 상류층 고객을 위한 1:1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직접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재고, 원하는 패브릭과 장식을 선별해 자신의 체형과 취향에 꼭 맞는 옷을 제공받는 쿠튀르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기성복 대신 인고의 시간(!) 끝에 탄생한 오트 쿠튀르가 현존하는 럭셔리 하우스 역사의 시작이 된 것. 그러나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디자이너의 창조 정신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패션 황금기도 잠시, 곧 대량생산을 바탕으로 등장한 레디 투 웨어 컬렉션으로 오트 쿠튀르의 기세는 크게 꺾이게 된다. 거대한 공장에서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해낸 옷이 대중에게 불티나게 팔리고 이러한 소비 방식이 거대한 ‘트렌드’를 견인하며 패션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 하지 않았나. 오트 쿠튀르의 고유한 특성은 하이패션을 일상처럼 향유하는 최고 상류층의 특권이자, 하우스의 장인정신과 디자이너의 탁월한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특별한 문화로 진화하며 기성복이 뿌리를 내린 이 시대에 또 다른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이패션은 절대적인 럭셔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프랑스 하이패션 연맹(FHC) 명예회장 디디에 그륌바흐(Didier Grumbach)는 말한다. “패션에서 ‘차별화’는 필수 요소입니다. 오트 쿠튀르는 연간 800억 유로를 럭셔리 패션에 소비하는 상류층 고객들과 차별화된 대화를 나누고, 장기적인 관계를 맺게 하죠.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하우스의 지위를 높이는 주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의 말처럼 소수의 계층을 타깃으로 한 오트 쿠튀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대중의 기성복은 물론 하위문화와 완전히 차별화한 방향성을 구축하며 패션이 가진 ‘럭셔리 판타지’에 집중한다. 일례로 샤넬이 선보이는 레디 투 웨어와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얼핏 보았을 땐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오트 쿠튀르 런웨이에 등장하는 룩을 면밀히 살펴보면 섬세한 기술력과 장인정신, 호화로운 소재가 마치 예술 작품처럼 근사한 조화를 이룬 모습에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트위드 재킷 하나를 완성하는 데 꼬박 수개월이 걸린다는 샤넬 컬렉션은 금세공 공방인 ‘구센’ ‘르 사주 인테리어’와 ‘스튜디오 MTX’가 모인 le19M에서 각각의 노하우를 살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여 역작을 탄생시킨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와 가장 진귀한 재료, 수천 시간에 달하는 제작 시간은 일반 대중과 차별화되는 컬렉션으로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한다.
그런가 하면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이 트렌드의 흐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만의 창작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며 또 다른 판타지를 선사하는 매개가 된다. 어쩔 수 없이 ‘팔려야 하는’ 패션계의 생리에 따라 ‘팔릴 만한’ 옷을 필수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숙명이라지만, 오트 쿠튀르 라인을 전개하는 일부 패션 브랜드는 시류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끼와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패션계에 또 다른 에너지를 선사한다. 이번 시즌 거대한 사자 머리를 장식해 이슈를 모은 스키아파렐리의 블랙 드레스, 모델의 몸과 드레스가 분리된 듯 파격적인 드레스를 선보인 빅터 앤 롤프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 패브릭으로 감싼 발렌시아가 쇼를 보고 머릿속에 물음표를 떠올린 이는 비단 에디터뿐만이 아니었을 듯. 하지만 과연 누가 입을까 싶은 독창적인 옷들을 통해 저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활발히 공유하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판타지’로 먹고사는 패션이 절대 놓을 수 없는 귀중한 영역일 것이다.
한편 오트 쿠튀르의 가능성을 좀 더 확장시키려는 디자이너들의 활발한 행보 역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대변한다. 지난해 하우스 창립 이래 무려 50년 만의 오트 쿠튀르 쇼로 화제를 모았던 발렌시아가는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 듯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우스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써 내려갔다. 호화롭고 극적인 디자인의 드레스로 물들었던 패션 황금기, 그 시절의 찬란한 유산을 되살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에 뎀나 바잘리아의 동시대적 아이디어와 위트를 덧입힌 것. 과거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살롱 쇼를 선보였던 공간을 그대로 재현했고, 배경음악 없이 모델들이 천천히 등장하는 런웨이는 오트 쿠튀르의 정신을 되살린 최고의 쇼로 찬사를 얻으며 ‘트리플 S 스니커즈’로 브랜드를 기억하는 Z세대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에 그치지 않고 뎀나 바잘리아는 51번째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발표하며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1937년 아틀리에를 오픈했던 장소에 새롭게 ‘쿠튀르 하우스’를 선보였다. 1937년에 오픈했던 아틀리에 인테리어를 모던한 디자인으로 재현한 공간에는 미래 럭셔리 패션 시장을 선도할 MZ세대를 공략해 탄생했다. “메종 발렌시아가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의 모던 쿠튀르를 지향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발렌시아가 CEO 세드릭 샤르비트의 말에 따르면 파리에 오픈한 이번 쿠튀르 스토어는 젊은 고객에게 최고의 럭셔리 쇼핑을 선보일 공간으로, 전통적인 살롱의 개념을 살린 1:1 피팅과 맞춤 제작은 물론 스토어 단독 의류 라인과 액세서리, 공예 오브제까지 만날 수 있다고. 리테일과 오트 쿠튀르를 과감하게 접목해 젊은 고객층에 어필한 발렌시아가의 시도는 전통과 보수에 머물렀던 쿠튀르 시장에 활력을 더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패션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생각할 기회가 생겼죠. 제게 오트 쿠튀르는 가장 열렬하고 순수하게 패션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 자체입니다.” 뎀나 바잘리아의 말이 품고 있듯 패션의 시작과 끝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에너지, 그 모든 가능성과 또 다른 동력을 오트 쿠튀르의 독보적인 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VALENTINO

VIkTOR & ROLF

IRIS VAN HERPEN

contributing Editor
KIM MI KANG